미나토 가나에 [리버스] 감상

줄거리 요약

커피를 좋아하고 자존감이 부족한 주인공이 이직하면서 가게 된 단골 커피점. 커피점을 매개로 빵집에서 일하는 여자친구와도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 여자친구의 직장에 날라온 주인공이 살인자라는 편지. 그 편지를 전해받고 주인공은 과거 대학에 있었던 친구의 죽음에 대해 고백하고, 그 솔직한 이야기를 들은 여자친구는 주인공의 방관자적인 태도를 비난하고 헤어진다. 대체 누가, 왜 그 편지를 보낸 건지 궁금해진 주인공은 그 사건에 관련된 친구들을 찾아가고, 결국 자신이 직접 찾기로 마음 먹는다. 과거에 죽은 친구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회상해보고 관련 인물을 만나며, 가장 친한 절친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아가면서 결국 범인을 찾아내고 대화를 통해 해결했다.

감상

다 읽었는데도 등장인물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이름을 못 외우는 사람이지만 문맥 상으로 누군지 다 알아먹을 수 있었다. 글쓴이의 의도는 결국 '방관도 범죄의 일종인가?'를 독자에게 고민해보라고 한 것 같다.

1장에서 친구에 대한 언급이 나와있는 걸로 보아 이 친구들이 꽤 중요한 비중으로 나올 것이란 예상을 할 수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런데 주인공이 친구들 사이에서 눈치도 많이 보고 서운함을 꽤 느끼는 것 같아서 나랑 굉장히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겐 친구들이 전부 술을 마셨는데 자신이 물주였다고 음주운전하라는 친구를 굉장히 이기적이고 돈 줬다고 불법적인 일을 해주라는 수고를 하라는 말처럼 들려서, 거의 인연 끊었을 것 같은 일이었다. 이 친구들의 관계가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의 이미지와 멀어서 주인공에게 동정이 가기도 했다. 대체 어떻게 영업사원인지 의심이 가는 성격이었다….

사용한 매개체는 커피와 메밀. 주인공이 좋아하는 커피와 그 친구가 싫어한(알레르기라) 메밀을 대치시켜 서로 다름을 강조시킨 것 같다.(이건 좀 과대해석 같나)

사실 범인은 과거 절친이라고 한 후루카와(이 성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알아서 기억에 남음)가 언급한 그 친구의 여자친구가 빵집… 언급이 나오자마자 알아차렸다. 사실 처음부터 이런 미스테리라면 주인공이 범인이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할 인물일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서. 애초에 여자친구 분량이 적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범인으로 생각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겨우 실망하고 다신 등장하지 않을 인물을 작가가 등장시킬 이유는 없으니까.

결말은 꽤 좋은 방향으로 끝났다. 결국 그 친구를 좋게 생각하는 사람 둘이 모여서 그를 기억하는 것으로 끝났으니까.

내가 원체 심한 걸 많이 봐서 그런가 내용 자체는 굉장히 평화롭게 읽을 수 있었다. 간단한 생각거리를 남기는 소설이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나 싶었지만 마지막 몇 줄로 주인공은 죄책감을 완전히 없애진 않았다는 독백을 남긴 부분도 좋았다.

문체는 먼저 상황제시, 후 내용 설명이라는 게 내가 자주 읽는 소설의 느낌과 달라 감각이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