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차별주의자] 감상

초반부부터 '결정장애'라는 대부분의 사람이 유행어와 같이 아무런 문제도 의식하지 못한 채 사용하는 차별 용어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나도 내 나름대로 욕설과 차별적인 표현을 잘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많이 사용한 것 같아서 반성을 하게 됐다.

성별에 따른 대학 학과 선택이나 임금 차별도 많이 들어서 이미 알고 있었으나, 내가 오히려 여자가 훨씬 적은 학과(공대)를 다니고 그 특수성이 있어서인지 오히려 직접 경험해본 일이 적은 것 같다.(책에 나와있는 내 학과는 성별에 따라 평균 임금 차이가 오히려 여자가 더 높게 나왔다.) 나는 성별 비율은 아무 상관없이 생각하고 내가 관심이 있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학과를 택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개그 쪽에서도 나온 문제에 관해서도 직접 체감해본 적이 있다. 어렸을 때 개그 프로를 보면서 왜 웃긴지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채 웃었다. 그냥 보고 들었을 때 재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혀 재미있지 않은 것들이 많다. 내가 생각하기엔 개그 중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개그는 남을 깎아내리는 개그라고 생각한다. 이 '남'에 자신은 포함되어있지 않고 자신보다 더 낮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조롱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과는 별개의 일이라고 생각해 웃기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런 개그 말고도 불쾌하게 느낄만한 개그도 존재하고 전혀 불쾌하지 않게 웃길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한다. 앞으로 변하는 사회에 맞춰 웃기는 방법을 바꿔야하는 게 코미디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차별금지법에 관해서도 미국 같은 경우에는 제정이 되고 나서 사람들이 그 법에 맞게 적응하는 데까지 한참 걸렸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았지만 통과되고 나서도 많은 문제들이 있어서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어서 빨리 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리디에서 e북으로 읽었는데 리뷰를 낮은 별점순으로 보면 확실히 책의 내용을 공감할 수 있으리라. 사회에서는 당연히 소수자의 의견을 듣기 어려워 소수자의 시점으로 보여주는데 그것도 보기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는 발전해야 할 것들이 많이 보인다.

사람은 뭐든 이분법으로 확실히 나누고 싶어하는 특성이 있어서,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 그러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면, 그 모든 사람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버리고 만다. 분명이 그렇지 않을 소수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는 동의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생각하기 편하고, 분류하기 편하고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등의 복합적인 상황이 있기 때문에.

사람은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을 가지고서 남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잘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잘 돌아보고 발전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

나 스스로도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처럼 생각은 일부 해본 적 있지만, 이렇게 분석적으로 접근해보는 건 신선했다. 그러나 알고 있는데도 이미 이러한 차별적인 생각을 가진 시간이 훨씬 길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런 편협한 사고를 하고 있다. 그렇게 되었더라도 반성하고 고쳐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전에는 이런 것이 차별이라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했으니까 점점 발전해나가는 나의 사고와 사회를 생각해보며 하려는 시도조차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