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판타지 배경에 관한 고증

직접 글을 쓰기도 하는 사람으로서 고증을 지키기란 참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읽으면서 이 부분은 고정이 안 맞는 게 아닌가 태클 걸고 싶은 부분이 참 많다. 그래도 소설이라 참고 넘어가지만.

그중에서도 자주 보였던 건 마법이 발달한 중세 배경이었다. ‘마법이 발달해 현대 과학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정에는 아무도 태클 거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나도 그렇고. 하지만 이게 중세 이전 시대로 들어갈 경우에 고증 문제가 있다고 본다.

마법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판타지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이기도 하고 실제 물리 법칙과 다르니까. 문제는 그 시대배경이다. 마법이라는 것만 차용하곤 그 시대는 전혀 달라진 게 없다. 현대 수준만큼 끌어올려 전기 대신 불도 켜고 엘리베이터 같은 마도구도 존재하고 심지어는 현대 수준보다 대단한 순간이동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에 따른 사회가 전혀 바뀌질 않는다.

현대에도 보면 과학에 발전에 따른 사회 발전이 뒤늦게 따라오는 경우가 많지만 그건 초고속으로 발전하고 있는 현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에서는 실제로 존재하니까 그것이 과학과 다름이 없다. 따라서 그 많은 마법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과학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마법사들이 활동했을 것이고, 그럼 그만큼 사회도 발전했을 것이라는 게 내 의견이다.

그리고 노예제에 관한 것도 그렇다. 실제로 노예제는 엄청 나중에 폐지되었다. 그런데 중세 시대에 노예제가 없다는 설정은 그만큼 사회 의식이 발전했다는 의미이고 그 정도 의식을 가지고 있다면 진작에 황제든 왕이든 끌어내리려는 운동이 많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냥 말하고 싶었다. 애초에 로판 치고 정말 중세에 맞는 설정을 쓰는 사람은 없긴 하지만 말이다. 정말 고증을 지켰더라면 씻는 장면이 나올 리가 없다.

제국이라고 해서 로마 제국이나 나폴레옹을 많이 참고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둘 다 중세 시대라고 하기엔 연도가 그래서 말입니다. 아무튼 말해보고 싶었습니다.